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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김현호 졸업생, 한국화학연구원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 연구원
작성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조회수
235
등록일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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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김현호 박사님. 먼저 박사님 스스로를 소개 한번 해줄 수 있을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한국화학연구원부설 안전성평가연구소에서 근무하고있는 선임연구원 김현호입니다. 저희 안전성평가연구소는 국민건강과 안전사회 실현을 위한 글로벌 독성 연구기관으로, 저는 첨단예측연구본부에 소속되어 약물이나 후보 화합물들의 간독성을 인공지능으로 평가하는 모델 개발을 맡고 있습니다. 연구소에 입소하기 전, 저는 광주과학기술원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남호정 교수님의 지도 아래에서 석박통합과정을 마치고 지난 8월에 졸업했습니다. 

 

박사님은 주로 어떤 연구를 많이 하셨나요?

 저는 광주과학기술원 지능형 생명정보 연구실의 남호정 교수님 지도를 받으면서 주로 신약 개발을 가속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술들을 연구했습니다. 신약 하나를 개발하기까지는 많은 시행과 착오가 필요하며, 그 과정에서 천문학적인 시간과 비용이 소모됩니다. 저는 신약 개발 과정에서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접목하여 실험 횟수를 줄이고, 성공률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모델들을 개발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약물의 심장 독성을 구조 정보만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과, 개인 특이적인 항암제 후보물질 추천 모델을 개발하기 위하여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생명정보학, 화학정보학을 선택한 이유가 있으실까요?

 컴퓨터공학을 학부 전공으로 선택했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생물학과 화학에 깊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학부 과정을 거치며 이러한 학문들을 컴퓨터공학과 접목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고, 졸업이 다가올수록 기업의 부품이 되는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습니다. 

 진로를 고민하던 중, 현대의 컴퓨터 계산 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생명정보학과 화학정보학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분야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관심 있던 분야들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큰 매력을 느꼈고, 이를 깊이 있게 공부하고자 대학원 전공으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분야가 팬데믹과 같은 전 지구적 문제나 인류가 앞으로 마주할 여러 난관들에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까지도 여전히 제게는 매력적인 학문으로 다가옵니다. 

 

지스트를 선택한 이유는?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던 시기에 지스트는 제게 다소 생소한 학교였습니다. 하지만 학부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구하고 오픈랩 행사에 참여하면서 학교에 대한 정보를 상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아름다운 캠퍼스 환경과 학생들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 제도는 제게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지스트를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열정을 가진 분야를 연구할 수 있는 연구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능형 생명정보 연구실은 뛰어난 지도교수님의 지도 아래, 최첨단 연구 시설을 갖추고 있었으며 선배들과의 교류를 통해 제 미래를 설계하고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했습니다. 졸업한 지금 돌아보아도, 지스트를 선택한 것은 제 인생의 탁월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해도, 저는 주저 없이 다시 지스트를 선택할 것입니다.

 

여러 직업 중 연구원을 꿈꾸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학부 시절에는 연구자의 꿈을 특별히 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군 복무 대체로 참여했던 아프리카 해외 봉사 활동을 통해 타인을 돕는 일에서 큰 보람을 느꼈고, 이는 과학기술로 세상에 기여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후 대학원에서 연구자의 길을 걸으며 정부출연연구소 연구원이라는 직업을 꿈꾸게 된 것은, 보다 현실적이고 규모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대학원에서도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자원의 한계가 있었고, 저는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력하여 국가적 과제들을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희망으로 정부출연연구소 취업을 목표로 삼았고, 다행히 제게 맞는 적합한 자리를 찾아 입소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안전성평가연구소에서 근무하며 기대하는 점은 제가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 모델링 기술을 다른 생명과학자, 화학자들과 공유하면서 연구 역량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현재 연구하고 계신 것은?

 저는 현재 안전성평가연구소에서 화학 물질의 안전성과 독성을 평가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개인별 약물 투여 시 간에서 발생하는 독성 반응의 차이를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전적 다양성으로 인해 사람마다 간의 대사 효소들의 대사능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이러한 개인차를 사전에 예측하고, 그 차이가 발생하는 원인을 추정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이 연구 결과를 약물 개발 과정에서의 독성 평가나 독성 판단 실험 설계에 적용하여,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한 신약 개발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연구 중 보람을 느꼈던 경험이 있으시다면?

 연구란 무수히 많은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과정이며, 그 중 대부분은 실패로 돌아가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들을 통해 우리의 가설은 점점 더 정교해지고 현실에 가까워집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수많은 시도 끝에 실험 결과가 처음으로 가설과 정확히 일치했을 때였습니다. 그 순간의 기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이었고, 연구자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앞으로의 연구 과정에서 마주칠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실패를 많이 하셨다고 했는데 그때마다 어떻게 버티셨나요?

 대학원 시절 연구의 어려움을 처음 겪으면서 많은 실패를 경험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시도했습니다.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충분한 수면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억지로라도 일정 시간 수면을 취하면서 체력을 보충하니 집중력과 회복력이 눈에 띄게 향상되었습니다.

또한, 혼자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습관을 버리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데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초기에는 혼자 문제를 해결하려다 오히려 지쳐갔지만, 점차 여유 시간을 내어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운동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등의 활동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몸과 마음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제 궁극적인 목표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 생명 현상의 모델링, 독성 평가와 같은 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현재 제 연구 분야가 상대적으로 다른 인공지능 분야들에 비해 협소하고, 대중적으로 주목받는 성과가 적어 때로는 비관적인 시선을 마주하기도 합니다만, 결국 제가 연구하는 기술들이 신약 개발과 다양한 생명과학 연구에 활발히 적용될 날이 올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날이 왔을 때, 제가 직접 선두에 서지는 못하더라도 이 흐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연구자로 남고 싶습니다.

 또한 제 삶의 목표는 지금처럼 연구를 즐기며 일하는 것입니다. 일을 단순한 직무로 여기기보다는 연구 자체를 즐기고, 인생의 긴 여정 동안 이러한 즐거움을 이어가며 의미 있는 성과를 이루어내고 싶습니다.

 

끝으로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실까요?

연구는 수많은 실패를 마주하는 여정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실패를 마주하고 이겨낼 때 우리는 진정한 성장을 이룰 수 있습니다. 실패와 좌절의 순간은 힘들지만, 그것이 바로 내일의 성공을 만드는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가 실패에 대해 좀 더 관대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왜 나만 실패하지?'라는 생각은 버리셨으면 합니다. 연구의 길을 걷는 모든 이들이 실패를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후배님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그 과정을 즐기면서 성장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주시고 모범을 보여주셨던 남호정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