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공사 AI연구소 박준형 박사 – “AI의 본질을 이해해야 진짜 연구가 시작됩니다.”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음성 및 오디오 신호처리 연구실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한국전력공사 AI연구소에서 인공지능 기반 데이터 분석 모델 개발을 맡고 있는 박준형 박사. 졸업 후 6년간 한전에서 AI 연구자로 성장해 온 그는, GIST에서의 연구 경험이 어떤 기반이 되었는지, 또 AI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주고 싶은지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음성 및 오디오 신호처리 연구실(지도교수 신종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박준형입니다. 현재는 한국전력공사 AI연구소에서 데이터 분석 AI 모델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서는 음성 신호처리 분야를 중심으로 통계적 분석, 머신러닝, 딥러닝을 융합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특히 Noise Suppression (잡음 억제), Source Localization (음원 추정) 등 시계열 신호의 패턴을 읽어내고 해석하는 분야에 집중했습니다.
GIST에서 쌓은 연구 역량은 지금도 AI 분야에서 제 전문성을 보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 대학원 시절에는 어떤 연구를 주로 하셨나요?
저는 시계열 기반 음성 신호처리의 패턴을 정교하게 분석하는 연구에 큰 흥미를 느꼈습니다. 작은 패턴과 변화도 놓치지 않고 포착해야 하기 때문에 시그널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직장에서도 전력 설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시계열 데이터를 다루기 때문에, 대학원에서의 연구 경험이 실무에서 큰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 졸업 후 여러 진로가 있었을 텐데, 한전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전은 시계열 데이터가 매우 많은 조직입니다. 제가 대학원 동안 연구했던 음성 신호처리 역시 시계열 패턴을 분석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 전문성을 그대로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한전이었습니다.
전력 설비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패턴 분석은 AI 기반 진단·예측 모델에서도 핵심적이기 때문에 제 역량을 발휘하기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판단했습니다.
■ 한전에서 6년간 근무하며 어떤 변화와 성장을 느끼셨나요?
처음 입사했을 때는 음성 신호처리와 유사한 초음파 기반 설비진단 연구를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전에는 음성·초음파뿐 아니라 더 다양하고 복잡한 시계열 데이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제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전사적으로 필요한 AI 모델 개발에 참여하며 더욱 폭넓게 역할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 현재 연구자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1) 설명 가능한 AI(XAI)의 고도화
전력망의 안정성과 지능화를 위한 AI 모델은 특히 신뢰성과 해석력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요구에 맞춰 XAI 연구를 더욱 강화하고자 합니다.
2) 멀티모달 AI 연구
여러 데이터를 융합해 해석하는 멀티모달 AI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으며, 저는 이러한 초지능형 모델 개발에도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멀티모달형 모델 연구에는 요즈음 각광받는 LMM 기반의 초거대 모델을 활용하는 연구도 포함됩니다.
■ 최근 국가 차원의 대규모 GPU 도입이 AI 산업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수십만 장의 GPU 도입은 국가적으로 매우 큰 기회입니다. 개별 연구 환경의 변화라기보다는 국가 AI 생태계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는 인프라 구축이라고 봐야 합니다.
이런 시기에 연구자들은 국가 정책 흐름에 발맞춰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구자로서 일종의 책무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연구하는 사람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AI 연구자는 인공지능 모델의 특성과 한계를 깊이 이해하고, 그 한계에서 개선 방향을 창의적으로 끊임없이 시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단순 활용자와는 다른 깊이의 사고입니다.
■ GIST에서 느꼈던 장점은 무엇인가요?
GIST만큼 연구와 학습 환경이 잘 갖추어진 캠퍼스는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캠퍼스 인프라, 교수진, 재정적 지원, 연구 장비 등 모든 환경이 세계적으로도 손꼽힌다고 느꼈습니다.
■ 대학원 시절을 돌아보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석사 초반에는 연구 경험이 부족해 시행착오가 많았습니다. 지금의 시각으로 돌아간다면 더 좋은 연구 주제를 잡고 더 많은 논문을 쓸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시행착오 덕분에 지금의 전문성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GIST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연구도 중요하지만 연구 외적인 요소도 매우 중요합니다. 연구과정에서의 스트레스를 이겨낼 수 있는 정서적 안정은 연구 효율을 높입니다. 저 역시 당시의 여자친구, 지금의 아내가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후배 연구자들께서도 연구도, 연애도 열심히 하셔서 정서적으로도 균형 잡힌 삶을 유지하시고 좋은 공학자로 거듭나시기를 응원합니다.
